향기와 음악에 추억을 담아 난 익숙한 그곳으로 간다 – 감정의 기억

누구에게나 마음속 깊이 저장된 장소가 있습니다.
그곳에 가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오래된 기억이 문을 열어 나를 반겨 주는듯 합니다 .
바람이 스치면 그때의 분위기와 함께한 이가 떠오르고,

흘러나오는 노래 한 곡이 묻어둔 감정을 조용히 깨워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이건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감정이 남긴 흔적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감정 회상 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우리의 뇌는 사건보다 그때 느꼈던 감정을 더 깊이 저장합니다.
그래서 어떤 향기나 노래, 장소가 그 시절의 감정을 자극하면
뇌는 그것을 현재의 감정 처럼 다시 느끼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때 그 사람, 그때 그 풍경 을 
지금처럼 생생하게 느끼곤 합니다.

한때 함께 걷던 거리, 익숙한 카페, 그곳의 공기와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나의 마음속엔 그 사람의 기억과 얽혀 있습니다.
그 시절의 온도, 그 눈빛, 그리고 너의 웃음까지도
그 공간은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일까...
나는 종종 이유도 없이 그 길을 다시 걷는듯 합니다.

심리학자들은 말합니다.
기억은 머리가 아니라 몸이 저장한다.
즉, 사랑했던 순간, 행복했던 감정은
몸의 감각과 연결되어 있어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향기로 기억을 떠올리고,
음악으로 감정을 되살리며,
장소로 시간을 되돌립니다.

하지만 그 감정이 아프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때의 따뜻함이 지금의 공허함과 맞닿을 때,
추억은 위로가 되기도,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그 길을 걷고,
그 노래를 들으며, 그 향기를 찾습니다.
그 시간 속의 나를 다시 만나고 싶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흐르지만 감정은 남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 남은 자리를 사람들은 “추억”이라 부릅니다.
내가 다시 그곳으로 향하는 이유는,
그곳에 여전히 나의 일부가 머물러 있기 때문일 겁니다.

오늘도 그 길을 걷습니다.
그 노래를 들으며, 그 향기를 맡으며..
그때 가장 진심이었던 나 자신을 다시 만나러 갑니다.